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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멘토링
    카테고리 없음 2023. 1. 25. 22:42

    Tulum beach in Mexico

     

     

    회사에서 멘토 멘티 시간을 갖도록 소정의 금액을 지원한다. 누구에게? 멘토에게. 왜? 신입사원에게 멘토링을 하라고. 1월에 나는 멘토가 되었다. 내가 멘토라니. 내가 감히 누구를 멘토하니...... 오글거리고 웃음이 다 나온다. 그래도 내 말이 아니라 내 존재 자체가 멘토가 될 수 있도록 내 업무에 좀 더 충실해야할 동기가 생겼다. 그것은 내게 후배가 생겼다는 말이다. 적어도 일년 정도는 멘토로서 열심히 일하는 내 자신의 모습에 도취되어볼까 하는 기특한 생각도 든다. 어찌되었든 오늘 그 멘토링이라는 것을 이행했다. 퇴근길 저녁을 먹으면서 아이스브레이크를 하였다. 이런 저런 회사 일, 그리고 '라떼는' 이라는 단어만 뺀 라떼 이야기, 나의 직장생활 푸념 등. 내 한맺힌 푸념을 최대한 가볍고 위트있게 풀어낼려고 조금은 애썼다. 외모는 귀엽고 머리는 제법 똘똘한 신입이가 내 행간의 의미를 읽기를 바라면서. 내가 신성한 경제활동의 장에 들어서는 지난 몇년간 매일 매일, 온갖 술수와 방편으로 나의 업무와 인간관계를 훼방하고 불편하게 만든 나의 멘토님께서는 한때 이런 말을 하셨더랬다. 너도 한번 선배가 되어보라고. 너도 자기와 같은 위치면 그 때는 알 수 있을거라고. 대체 무엇을? 항상 빙빙 돌려 말하는 그 분의 의중을 읽으려 노력해야하는 일은 정말 성가셨다. 어찌되었든 그 분의 행간을 억지로 읽어보자면, '본인이 왜 나를 그토록 불편해했으며 또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는지를' 이었던 것 같다. 아니 모르겠다. 내가 굳이 새기고 귀담을 필요 없는 말이었다. 왠지 엄마가 딸에게 너도 너같은 딸 낳아보라는 말과 비슷한 라임 같은데, 그녀와 나의 관계는 존귀한 모녀관계에 비유하기엔 너무 짜치다. 나의 멘티와 이렇게 정겹고 귀여운 멘토링 시간을 보내고 돌아서면서도 나는 나를 온 힘을 다해 미워하고 질투하고 자기기만적인 수준으로 상황을 왜곡하려 했던 그분이 도대체가 이해 되지 않는다. 이해하기를 포기했었음에도 나는 끊임없이 그 사람을 연구하고 있다. 그 사람은 어쩌면 나에게 자신을 강하게 각인 시키는게 진정한 스스로의 자격지심에 대한 보상이자 늘 밝고 기죽지 않았던 나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다 싶다. 나 너무 거만한가. 거만해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몇 살 차이 나지도 않는 나의 후배가 마냥 소중하고 그래서 잘 지내고 싶기만 한데, 나의 멘토라는 사람은 내게 왜 그랬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확신한다. 그 사람의 행간의 의미는 내게 결코 적용될리 없다는 것을. 그건 너고 나는 나라는 것을.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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