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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한가을 The Middle of Autumn
    카테고리 없음 2023. 11. 6. 16:48
    김물길 作

     
    가을이다. 한가을. 왜 한여름, 한겨울이란 단어처럼 한가을은 없을까? 한 씨 성을 가진 남자를 만나 딸을 낳는다면 한가을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023년이 두 달 남짓 남았다. 나는 힘이 빠진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아무 기쁨이 없는 일상. 어떤 오래 가꿔온 관계를 매듭지어야 할지 말지에 대한 갈림길에 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 힘으로는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일. 나는 감정을 담아두는 것에 소질이 없다.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지치면 지친 대로 차가우면 차가운 대로 행복하면 행복한 대로...... 표가 나는 사람 또는 티를 내는 사람에 가깝다. 그런데 이 일을 매듭지어야만 한다면, 내 모든 감정을 마음에 꾹꾹 담고 저 깊숙이 숨겨 미래의 내가 함부로 슬퍼할 수 없게 만들 작정이다. 그렇게 담담히 담담히 견디고 싶은 나의 가을. 2023년 한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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